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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과서 전쟁' 현장에 가다⑤] '역사왜곡 교과서 반대' 韓日 공동심포지엄
작성자 : 관리자(pooh@designardor.com) 작성일 : 2011-04-11 조회수 : 2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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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1일 오사카에서 열린 심포지엄에 모인 사람들. ⓒ아시아평화와역사교육연대 


"역사왜곡 그만…이제 '교과서 전쟁'을 끝내자"
기사입력 2011-03-23 오전 8:59:08 

   
'교과서 전쟁'의 부활인가. 일본의 역사왜곡 교과서가 또 한 차례 동아시아를 뒤흔들 전망이다. 일본 문부과학성의 교과서 검정 발표가 4월 초로 바짝 다가온 가운데, 일본사회 우경화의 바람을 타고 식민지배와 전쟁을 미화한 교과서도 부활 조짐을 보이고 있다.

4년마다 돌아오는 교과서 검정이지만, 올해의 상황은 더욱 심각하다. 일단 올해 검정을 통과할 교과서엔 독도가 일본 영토라는 내용이 담길 가능성이 높다. 일본의 극우단체 '새로운 역사교과서를 만드는 모임(새역모)'을 주축으로 한 역사왜곡도 확산될 조짐이다. 태평양전쟁을 '아시아해방전쟁'으로 미화한 이들의 교과서 역시 문부성의 검정을 기다리고 있다.

일본 현지에선 자국의 역사왜곡을 중단시키기 위한 시민단체의 운동도 활발하다. 교과서 검정 발표를 앞두고 이들과 협력 차 오사카를 찾은 '아시아평화와역사교육연대' 양미강 상임공동운영위원장이 현지의 상황을 담은 글을 보내왔다. <편집자>

비가 부슬부슬 내리던 21일 오후, 일본 오사카(大阪)시. 휴일임에도 불구하고 넓은 강의실이 100여 명의 사람들로 북적였다. 한국의 '아시아평화와역사교육연대'가 일본의 '아이들에게 주지마! 위험한 교과서 오사카모임', '일본군 위안부문제 관서네트워크'와 함께 한일공동 심포지엄을 연 것.

'교과서 문제와 역사 인식'을 주제로 열린 이날 심포지엄엔 차로 3시간 거리 떨어진 나고야와 구마모토 지역의 시민들도 참석했다. 일본 동북부 대지진과 방사능 유출로 일본 열도가 들썩이는 상황에서도, 교과서에 대한 일본인의 관심은 예상보다 뜨거웠다.

서울, 도쿄에 이어 세 번째로 열린 이번 심포지엄은 일본 문부과학성의 교과서 검정 기준인 '근린제국조항(近隣諸國條項)'을 주제로 진행됐다. 1982년, 일본 정부가 "역사 교과서 기술에 있어 동아시아 이웃 국가를 배려하겠다"며 국제사회에 약속했던 이 조항을 다시 살펴보자는 의미에서다. 그러나 많은 이들이 이 조항의 존재조차 모르고, 일본 정부 역시 이 조항을 사문화시키고 있는 것이 지금의 현실이다.

'역사왜곡 교과서' 바로잡기 위해 나선 일본인들

이날 오사카모임의 대표인 우에스키 사토시 오사카시립대 교수는 "일본 대지진으로 나라가 어수선한 상황에서 교과서 관련 토론회를 개최하는 것이 쉽지는 않았다"면서 "갈수록 일본의 교과서 기술이 개악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전후 최초로 민주당으로 정권 교체를 이뤄 어느 때보다 교과서 문제에 대한 기대가 높았지만, 관료들은 전혀 바뀌지 않았다"고 비판하면서 "올해의 경우 독도 문제가 교과서의 쟁점으로 떠오를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독도 문제와 관련, "전후 65년 동안 부모세대가 해결하지 못한 문제를 아이들에게 물려주는 것은 옳지 못하다"며 "독도 문제를 통해 영토 내셔널리즘을 부각하는 일은 양국 모두에게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발표자로 나선 다카시마 노부유키 류큐대 명예교수는 일본 극우단체인 '새로운 역사교과서를 만드는 모임'의 교과서가 이번 교과서 검정을 통과할 것이 확실하다고 지적하면서, "한일 시민단체들이 새역모 교과서를 학교 현장에서 사라지게 해야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도쿄에 살고 있는 다카시마 교수가 대지진으로 혼란스러운 상황에서도 오사카까지 단숨에 달려올 수 있었던 것은, 올해야말로 '교과서 전쟁'을 끝내야 한다는 굳은 결심 때문이었다. 교과서 집필자로 평생을 교과서 문제에 매달려온 그는 일본의 잘못된 교과서 검정 기준에 반발해 일본 정부를 상대로 소송을 진행해온 장본인이기도 하다. 그는 여전히 일본의 전국 각지를 돌며 근린제국조항을 비롯한 일본의 역사왜곡 교과서 문제를 알리고 있다.

오사카모임 회원들은 올해 역사왜곡 교과서 반대 운동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주로 전현직 교사들로 구성된 이 모임은, 3월 말 교과서 검정 결과가 발표되는대로 이들 교과서에 대한 분석 작업에 돌입할 예정이다.

오사카모임 사무국에서 활동 중인 전직 교사 오후카 씨는 "올해 교과서 문제에 전념하기 위해 계획보다 일찍 퇴임을 했다"면서 의지를 내비쳤다. 이 같은 열정이야말로 한일간의 갈등을 화해로 만들 징검다리 역할을 하게 될 것이다.

"일본 정부의 약속, '근린제국조항'을 다시 보자"

한국 측 발표자로 나선 하종문 한신대 교수 "4년마다 반복되는 교과서 검정이지만, 점점 역사왜곡 교과서가 늘어나는 추세에서 긴장감을 놓을 수 없다"고 말했다. 또 "독도처럼 영토민족주의를 자극시켜 양국간 긴장감을 높이는 서술은 교과서에서 제외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올해부터 일본 중학교 교과서에 기술되는 독도 영유권 문제가 단순한 '영토 문제'가 아니라 '역사 문제'이며, 일본이 식민지배의 일환에서 독도를 자국의 영토로 편입시켰던 것인만큼 일본이 독도를 자국의 영토로 서술하는 것을 중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하 교수는 "현재 한일 양국의 우호를 위한 현실적인 대안은 이제 거의 사문화된 근린제국조항을 부활시키는 일"이라고 덧붙였다.

문제는 일본 정부가 교과서 검정의 '권고' 사항인 근린제국조항을 국제적 갈등을 비껴가기 위한 정치적 수단으로만 사용했지, 실제 이를 교과서 검정 과정에서 적용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더군다나 새역모와 같은 우익세력들은 이 조항에 대한 철폐를 끊임없이 요구하고 있는 상황이다.

하 교수는 "근린제국조항이 탄생한 이중적 배경에도 불구하고, 장기적으로 한일 양국의 교과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선 근린제국조항을 되살려 격상시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한편, 이날 심포지엄에서는 동북부 대지진과 쓰나미로 고통받고 있는 장애아동을 위한 모금도 진행됐다. 이밖에도 한국과 일본의 과거사 관련 단체들은 동북부 대지진 참사 직후부터 자발적인 공동 모금 운동을 진행하고 있다. 일본 식민지배의 피해자인 일본군 '위안부' 여성들도 모금 운동에 동참하는 상황에서, 피해와 가해를 넘나드는 이런 귀중한 노력이 3월 말로 예정된 교과서 검정으로 인해 헛되지 않도록 해야 할 것이다.

심포지엄의 마지막 순서로 한국 22개, 일본 95개의 시민단체가 참여한 공동성명이 발표됐다. 성명에 참가한 117개 시민단체들은 한일간 갈등과 대립을 부추기는 역사왜곡 교과서에 반대하고 근린제국조항을 준수하는 교과서 검정을 요구했다. 


/양미강 아시아평화와역사교육연대 상임공동운영위원장(=오사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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