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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역사교과서를 본보기 삼자
작성자 : 관리자(pooh@designardor.com) 작성일 : 2011-02-09 조회수 : 25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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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용철 경희대 명예교수·사학 

독일 역사교과서를 본보기 삼자<세계일보>

입력 2011.02.07 (월) 21:30 
관련이슈 : 기고 20110207004540

한국사 교육이 너무 소홀하다는 여론이 높아지면서 고등학교 교과과정에서 필수과목으로 위상을 되찾게 된 것을 우선 환영한다. 그런데 우리의 역사교육이 자주 비판의 도마에 오르는 것은 필수와 선택이라는 쟁점 이외에 교육 내용에서 더욱 논란이 돼 왔다. 아울러 대학입시 성적에 반영되는 것과도 직접적인 관계가 있는 것은 물론이다. 하지만 이러한 외형보다 더욱 중요한 것은 교육의 내용이 될 것이다.


과거 ‘5·16’ 이후 군사정권시대도 한국사는 필수였고, 각종 국가시험에 포함됐었다. 그러나 그 내용이 지나치게 ‘우편향적’이고 획일적이며 근현대사에 소홀하다고 해서 배격됐다. 그래서 여러 대학의 사학도들이 이를 격렬히 비판하고 북한 역사서술의 영향도 받아 이른바 ‘좌편향적인 근현대사’를 향해 달렸다. 그 결과 오늘날에는 대한민국의 정통성, 6·25 전쟁의 도발, 미국과의 관계, 북한에 대한 인식 등의 근현대사가 너무 ‘좌편향’됐다는 비판이 거세다. 

그러므로 역사교육의 객관적 이해와 서술문제는 우선 ‘좌편향적 역사서술’을 바로잡으면서도 ‘우편향적 역사서술’의 방향으로 가지 않도록 해야 하는 이중의 과제가 있다.

뿐만 아니라 우리 민족의 정체성을 확고히 하면서도 국내에 거주하는 외국인이 100만명을 훨씬 넘고, 한국인으로 귀화하는 외국인도 이미 10만명을 넘는 현실이라 민족의 순수성만을 지나치게 강조할 수도 없다. 따라서 세계 속의 한국인이라는 개방된 자세로 ‘한국 속의 세계사’와 ‘세계사 속의 한국사’를 생각하며 인류문화에 공헌하는 자세를 가져야 할 것이다. 

더구나 우리의 ‘역사적·문화적 공동체’였으나 지금은 다른 나라가 돼 있는 북한에 대해 객관적인 서술을 통해 자라나는 학생들에게 설득력을 갖도록 해야 할 것이다. 과거의 ‘역사문화공동체’와 현실의 ‘정치적 단위의 대립하는 두 국가’를 어떻게 젊은 세대에게 이해시키느냐는 참으로 어렵고 중요한 문제이다.

또한 한국사 과목에는 한자와 한자 용어가 많아 어렵기 때문에 이를 쉽게 서술해야 하는 것 역시 필수적이다. 

이밖에 긴 시간 속에 복잡하게 얽힌 역사를 쉽고 흥미롭게 가르칠 수 있는 내용의 교재로 만들지 않으면 안 된다. 흥미를 느끼면서 스스로 비판능력을 기를 수 있도록 교과서의 내용과 체제가 갖추어져야 한다. 

장구한 역사 속의 많은 내용을 모두 교과서에 수록할 수는 없으므로 학생들이 스스로 생각하고 이해하며 융통성있게 연관성을 찾아 평가하고 스스로의 판단기준을 세울 수 있도록 기술돼야 할 것이다. 

역사가 수없이 바뀌는 상황 속에서 시대마다 다른 인물로 등장하는 공자를 올바로 이해하게 하는 것이 중국 역사교육의 전통이다. 특히 역사상 최초의 독일 통일을 이룩한 철혈재상 비스마르크에 대한 역사 교과서의 내용은 매우 흥미롭다. 통일시기와 1차 대전의 패배 이후, 바이마르 공화국과 히틀러시대 및 2차 대전 후 분단시대가 극적으로 이어지는 독일의 근현대사에서 ‘통일의 영웅’과 ‘잘못된 통일’이란 시대마다 뒤바뀌는 인물로 자유롭게 비판을 유도하는 독일의 역사 교과서는 좋은 역사교육의 본보기이다.

신용철 경희대 명예교수·사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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