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보도 >
외국 교과서의 한국 왜곡과 교정 책무
작성자 : 관리자(pooh@designardor.com) 작성일 : 2010-12-03 조회수 : 2661
파일첨부 :

오성삼 / 건국대 교수 · 교육학


<포럼> 
외국 교과서의 한국 왜곡과 교정 책무

문화일보 - 기사 게재 일자 : 2010-10-13 14:15 


‘한국 바로 알리기 사업’을 맡고 있는 한국학중앙연구원이 2007∼2009년 3년간 해외에서 발간된 1207종의 사회과 교과서를 수집해 이 가운데 905권을 분석한 결과, 한국 관련 내용을 기술한 477종 모두 크고작은 오류가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고 한다.

‘세계에서 조류독감이 가장 먼저 발생한 나라는 한국이다’(터키 교과서), ‘태권도는 원래 중국에서 차용한 것’(호주), ‘군(軍) 출신에 의해 통치되고 있는 나라’(이탈리아), 심지어 ‘북한과 마찬가지로 덜 발전된 나라’(영국)로 소개돼 있다고 한다. 과연 대한민국이 세계 경제 10위권, 88올림픽과 2002월드컵을 성공적으로 치른 나라, 그리고 다음달에 주요20개국(G20) 정상회의를 개최하는 의장국이 맞는지 의아스럽게 한다.

국민 대다수는 그동안 교과서 왜곡 문제가 일본 후소샤의 역사 교과서나, 중국의 고구려사를 왜곡한 이른바 동북공정(東北工程) 정도일 뿐, 이처럼 잘못된 내용들이 세계 여러 나라 교과서에 실려 있을 것이란 생각은 못했다. 국회 교육과학기술위원회 황우여(한나라당) 의원이 7일 국회 국정감사를 통해 밝힌 이러한 실상은 충격적이지 않을 수 없다.

그러면 외국인들이 인식하고 있는 한국의 현실은 어떠한가. 지난해 지식경제부가 국가브랜드위원회, 코트라(KOTRA) 등과 함께 33개국 823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세계인 4명 중 1명 가량이 대한민국 대표 브랜드인 삼성을 일본 기업으로 잘못 알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소니가 일본 브랜드’라는 응답은 83.9%로 정확히 알고 있는 세계인이 더 많은 것으로 분석됐다. 차제에 해외 교과서 문제도 국가 브랜드 차원에서 접근하면 어떨까 싶다. 장기적 관점에서 국가 브랜드의 초석은 학생들의 교과서란 생각이 들기 때문이다.

88올림픽이 치러진 이듬해 한국과 국교가 단절된 이스라엘 정부의 초청을 받아 초·중·고교 교사들을 인솔해 다녀온 적이 있다. 당시 궁금했던 점은 한국의 정치인이나 실업인들을 마다하고 그들은 왜 학교 교사 집단을 택한 것일까 하는 것이었다. 나중에 알게 된 사실이지만, 학교 교사들을 초청하면 수업시간에 이스라엘 이야길 자주하게 될 것이고, 학생들은 부모들에게 수업 시간에 들은 이야길 하게 되지 않겠는가, 뿐만 아니라 자녀들의 이야기를 전해들은 학부모들이 동네 사람들에게 이야기하게 될 테니 교사 집단만한 전달 매체가 또 어디 있겠는가 하는 유대인다운 발상이었다.

한국은 해마다 700명 가까운 외국인 학생을 정부 초청 장학생으로 선발한다. 만약 그들에게 자국 교과서를 분석해 한국 관련 내용을 제출토록 한다면 모국어와 자국 사정에 정통한 엘리트 학생들의 과제물은 국가별 해외 교과서 실태 파악과 대책 마련에 소중한 자료가 될 것이다. 외국의 교과서를 분석하려면 언어 문제는 물론 그 나라의 정서를 이해하는 일 역시 중요하기 때문이다. 해외 여러 나라의 초·중등 교과서 집필위원들을 초청해 대한민국을 이해시키는 프로그램도 효과적일 수 있다. 예산 부담이 따른다면 교과서 개편이 임박한 국가로부터 순차적 시행을 계획해도 좋을 것이다.

한국을 부정확하게 기술하고 있는 외국 교과서를 해당 국가가 교정하게 하기 위한 치밀하고 적극적인 노력이 절실하다. 그것은 한국학중앙연구원 등 국책 연구기관의 책임이라고만 여길 일이 아니라, 외교통상부의 외교적 책무이기도 하다. 또한 현지 외교관들의 활동이 더 효율적이기 마련이다. 외교부는 재외 공관을 통해 외국 교과서의 한국 관련 왜곡 기술 실태를 꼼꼼히 재점검하고 교정시키는 일 역시 국가 위상과 직결되는 것으로 외교의 주요 영역에 해당한다는 사실부터 직시해야 할 것이다.
이전글 독일 역사교과서를 본보기 삼자
다음글 청산되지 않은 과거 日 초등교과서도 왜곡… 서울신문
       

이용약관    |    개인정보취급방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