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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단군왕검-1 왕검의 탄생
작성자 : 관리자(pooh@designardor.com) 작성일 : 2010-10-29 조회수 : 2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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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단군왕검[1] 왕검의 탄생 
새로운 세상을 열기 위한 혹독한 수련 

2010년 02월 05일 (금) 21:08:24 국학뉴스 news@kookhaknews.com 


혼돈되고 혼란스러운 세상에서 벗어나 조화롭고 질서가 잡힌 새로운 세상에서 살고 싶어 하는 것은 인류의 오랜 숙원이었던가? 어쩌면 이런 염원이 가장 극명하게 나타났던 때가 있었으니, 그것은 인간의 역사를 최초로 개척했던 시기가 아닐는지…. 

때는 바야흐로 18대 환웅인 거불단 시기! 이때의 인간 생활사는 인간으로서의 생활법칙과 짐승 같은 생존본능의 법칙이 서로 명확히 구별되지 못하고 혼재되어 있는 상태였다. 그런 와중에, 응아~ 하고 하늘을 울리면서 태어난 아이의 울음소리에 사람들의 이목이 집중된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게 그 아이는 그 누구도 아닌 환웅의 황후인 웅녀가 신단수神檀樹 밑에서 100일 동안이나 치성을 드려 천신天神과 지신地神의 점지를 받아 태어난 인물이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사람들은 그 아이를 신성한 존재로 여기고 이름조차 신성하게 왕검이라 불렀다. 그 왕검은 예닐곱 살에 벌써, 하늘나라의 사람만이 탈 수 있는 신성한 말이자 천리 길도 단숨에 훨훨 날아다닌다는 전설적인 말인 기린마麒麟馬를 사로잡아 타고 날아 기린마 전설을 낳기도 하였다. 

이런 인물이었지만 사람들은 그 아이가 모든 것을 해결해 줄 것이라고 여기지 않았다. 아니 못했다. 그러기엔 천신족의 힘이 극히 약화된 상황이었던 것이다. 예전이라면 자신들이 바로 하늘이라고 자처했을 정도로 그 위력을 과시했지만, 지금은 그 이름만 근근이 유지하고 있는 처지였다. 그러니 범씨족이나 웅씨족을 비롯한 다른 나라들이 천신족의 권위에 도전해 와도 그들을 어떻게 제어할 수가 없었다. 

이런 상황에서 18대 거불단 환웅은 어린 왕검에게 천신족의 부흥을 기대하고선 혹독한 수련을 요구하며 아예 산에 가서 학문과 무술 수련을 쌓도록 한다. 어차피 이런 혼란스러운 세상을 개척하자면 그 누가 도와준다고 해서 될 것이 아니고 스스로 풀어나가야 했기 때문이다. 

이에 왕검도 호응하여 일정한 수련 단계에 이르자 궁에 돌아와 아버지에게 자신이 쌓은 무예를 자랑하려고 한다. 하지만 산에서 쌓은 무예를 고작 궁에서 보여주려고 한다며 호통 쳐서 보낸다. 그러자 왕검은 마음 단단히 먹고 나무가 자라지 못할 정도로 산을 헤매며 단련했고, 이를 본 아버지 거불단 환웅이 칭찬을 할 것으로 내심 기대했다. 그러나 거불단 환웅은 도리어 말발굽에 짓밟히고 짓밟혔는데도 다시 자라 씨앗을 맺은 풀대를 가리키며 "저 풀대보다 못한 녀석"이라는 핀잔을 했다. 이에 왕검은 자신을 알아주지 않는 아버지에게 항의하고 싶지만 마음 한편에선 인정할 수밖에 없음에 부끄러움에 휩싸인다. 그리하여 다시 훈련에 정진한 결과, 마침내 새봄을 맞이한 그 산판에선 풀 한 포기 돋아나지 못하고 말발굽에 붉은 흙먼지가 피어오르는 홍산紅山으로까지 만들어 버린다. 그렇게 굳센 의지를 다지면서도 고래(古來)로부터 내려오는 경전을 익히며 세상을 구할 경륜을 찾기 위해 밤낮없이 뛰어다닌다. 

하지만 세상은 이렇게 왕검이 자신을 단련시켜 나가도록 허락하지 않는다. 웅씨족의 수장 웅지백이, 어린 왕검이 비범하다는 소식을 듣고서 자신의 비왕으로 일해 줄 것을 부탁해온다. 이것은 강성해진 범씨족에 대항해 굳건한 동맹을 형성하자는 것이지만, 실상 그 누구도 아닌 18대 환웅의 뒤를 이을 왕자를 보고 웅씨족의 발전을 위해 보내 달라는 것이니 참으로 받아줄 수 없는 제안이었다. 

하지만 지금의 천신족의 처지에선 노골적으로 위협해 오는 범씨족을 상대하기 위해 거부할 수도 없는 일이었다. 이에 왕검은 그런 아버지의 부담을 덜어주고자 자진하여 요청했다. 거불단 환웅도 경험을 쌓고 돌아오기를 고대하며 수락한다. 이에 단군은 15세 어린 나이에 천신족과 부모 곁을 떠나 웅씨족의 비왕으로 일하게 된다. 

그렇지만 그 권위가 서지 않는 상태에서 천신족의 위치는 계속 흔들리게 된다. 천신족이 흔들리니 제국 간에 유지되어 왔던 합의의 틀마저 유명무실해지고 오로지 힘센 자가 세상을 호령하는 그런 혼돈된 세상으로 점차 변화되어 간다. 이런 흐름을 주도하는 대표적인 주자가 바로 범씨족의 새로운 수장으로 등극한 호한이다. 

호한의 등장으로 세상은 약육강식이 지배하는 세상으로 더욱 치달아가면서 혼란스러워지고, 그에 따라 도적들마저 창궐하니 이곳저곳에서 사람들의 신음소리와 고통소리가 새어나온다. 이렇게 세상이 혼란해지고 불안과 고통이 따를수록 사람들 속에선 새로운 세상을 갈구하게 되고, 그것은 지금껏 전해 내려오는 태고의 전설로부터 그 희망을 찾고자 한다. (다음호에 2편 계속) 

정호일 소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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